review index
tile under shadow
다크나이트
The Dark Knight
저자 :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Johnathan James Nolan)
2008/10/07 04:53
참고 자료 (그림은 클릭하면 확대 됩니다.) 참고 그림 참고 그림
Dyhalt
glassbox 필자 평 : B
배트맨 비긴즈의 속편, 다크나이트.
크리스찬 베일은 필자가 좋아하는 몇 안되는 배우 중 한명이었기에, 매우 기대 됐다.

귀를 찢는 총소리에 놀라는 사이, 한 무리의 남자들이 은행을 터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했다.
여기서 이 영화의 이야기를 이끌어나갈 악당 조커의 뛰어남을 여실히 볼 수 있었다.

극한의 사실감이 느껴지는 이 장면에서,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드는 것이 있었다. 얌전히 있던 은행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갑자기 샷건을 들고 은행털이범에게 대항한 것이다. 필자는 처음에 그가 뭔 대단한 비책이라도 있는 줄 알았다. 헌데 그냥 하무하게 총을 맞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리는게 아닌가!

이것은 배트맨에 의해, 이 도시의 시민들이 범죄에 대항하는 용기를 가지게 됐다는 설정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문적인 훈련도 받지 않은 일반인이 혼자서 무장한 범죄자들과 싸울 수 있을리가 없음에도 총을 들고 싸우다가 허망하게 쓰러지기까지 하는 것이다.

극한의 사실감과, 뭔가 현실과는 동떨어진 환상감. 이것이 바로 다크나이트 전체에 흐르는 느낌이었다.

'다크나이트'는 정말 숨쉴 틈이 없는 영화였다. 약 2시간 30분이나 되는 긴 영화면서도, 하나의 사건이 끊임없이 그 후 사건의 복선이 되는 연쇄 속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몰입하게 된다. 극히 사실적 영상미, 모호한 현실성에 의한 환상감. 몽롱함 속에 영화에 몰입하면서 정말 대단한 영화라고는 느꼈다.

하지만 지나치면 모자름만 못하다고 했다. 이 '다크나이트'에서 조커의 전지전능함은 도가 지나쳤다. 오프닝의 은행 털이부터, 온갖 소동 끝에 검거되는 그 자체마저 그의 계획 중 일부였다. 배트맨이 자기자신을 심문하러 올것임을 예상했고, 그를 화나게 해서 자신으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지게까지 했다. 그러함으로써 레이첼의 사망과 하비 덴트의 타락을 이끌어 냈다. 시작부터 영화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다크나이트'의 모든 인물은 조커가 짜 놓은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는 인형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러한 조커의 전지전능함은 영화의 사실성을 대폭 감소시킨다. 거의 인간이라고 하기 힘든 능력을 가진 '초월자'와 싸우는 배트맨을 보고 있자면,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또 하나의 요소는 크리스찬 베일에게 있었다. 필자는 '아메리칸 싸이코'에서 처음 그를 접하고 팬이 되었는데, 이번 '다크나이트'에서 그의 연기는 매우 형편없었다. 그가 말할 때면 마치 교과서를 읽고 있는 느낌을 받았고, 분위기도 너무 딱딱하기 그지 없었다. 직각기로 잰 듯한 그의 연기는, 영화 속에 녹아든 다른 배우들과 너무 온도차가 났다.

이러한 요소에도 불구하고, 블록버스터로써는 잡기 힘든, 이야기 구성, 영상미, 재미 3가지를 모두 잡았다는 점에서 뛰어난 영화라고 할 수 있었다. 숨 쉴 틈 없이 관객을 몰아붙이는 박력은 충분히 대단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