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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슬픈 과시
작성자 Dyhalt
작성일 2008/07/30 16:02
조회수 171
최근, 독도 문제로 또 한 번 시끌시끌하다.

이번 사태에 딱히 방법이 없는 와중에, 국방부에서는 독도에서 군사 훈련을 공개로 치루기로 하면서, 신문에서는 F-15K의 위용이니, 잠수함 등을 총망라한 대 훈련이니 하면서, 애써 괜찮은 척 하고 있다.

여기에 또 몇몇 광적인 민족주의자들은, 생각 없이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일본과 전쟁도 불사하자고 하고 있는데, 참 슬플 뿐이다. 여기에 우리 군사력이 매우 훌륭한 것인 양, 짐짓 기사를 써대는 무책임한 언론도 한 몫하고 있다.

신문에서 F-15의 위력을 애써 과시하고 있는데, 우리만 가지고 있나? 일본은 더 많다. 3배 쯤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이지스함... 세종대왕 호가 성능이 뛰어나다해도, 단 한 척이다. 일본은 6척 가량 보유한 걸로 알려져 있다.

이런 장비 차이는 물론 국력 차이도 있지만, 대한민국의 주적이 바로 위에 붙어있는 북한이라 육군력에 주력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과 전쟁을 한다고 했을 때,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일본 본토에 최소 3개 사단 정도의 병력을 상륙시켜 육상전을 하는 거 밖에 없는데, 제공력, 제해력에서 일본과 상대도 안 되는데, 1개 대대 정도라면 모를까, 사단 수준의 인원을 무사히 상륙 시킬 방법이 없다.

게다가 일본은 미사일 디펜스 프로젝트에도 참가하고 있어, 이게 완성 되면 우리측은 미사일 조차 제대로 일본을 향해 날릴 수가 없다.

그렇다면, 현재 할 수 있는 일은 있을까?
슬프지만, 이것은 순전히 우리가 힘(군사력은 물론, 외교, 경제 등)이 약해서 벌어진 일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우리도 강국이며, 선진국이라는 우물안 개구리 같은 환상을 집어 던지고, 우리의 현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유쾌하지 못한 일이 되겠지만, 이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경제력, 군사력, 외교 관계에 있어서, 주변 3국에 어림도 없다. 언론에서 가끔 이를 다루긴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이게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깨닫지 못해 무심하기 마련이고, 위정자들에게는 국제적으로 삽질하는 것을 국민들이 모르는게 더 좋기 때문에, 이를 애써 외면하곤 한다.

이번 독도 대규모 공개 군사훈련이 아주 전형적인 예다.
전쟁이 벌어져도 충분히 독도를 지켜낼 수 있을 것만 같은 환상을 주고, 그저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치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물론, 역사적 사실을 통한 주장도 중요하지만, 남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데에는 힘이 필요한 것이다. 힘이 없으면 먼 나라의 역사적 사실에 대해 누가 관심을 가질까.(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아프리카의 짐바브웨의 역사와 지리에 대해서, 그 나라 사람들이 와서 강연 한다고 해도 귀담아 들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독도가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목적이 어업 협정 등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함이던, 실제로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로 편입하기 위함이던, 어떻게 일본이 그런 주장을 할 수 있는지 를 먼저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일본이 하와이를 자기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해보자. 초강대국인 미국이 그냥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관세 인상, 국제적 관계 압박에, 마음만 먹으면 해상 무역봉쇄조차 할 수 있는 힘이 미국에겐 있다. 그래서 하와이를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지 않는 것이다.

반대로 생각 해보면, 왜 그리 일본이 주구장창, 독도를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는지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해상 무역봉쇄 커녕, 일본과 외교 단절을 하면 우리가 더 많은 피해를 보는 데다가, 국제적으로도 일본의 지위와 우리는 비교가 안 된다. 미국이 이미 어떠한 관여도 안 하겠다고 태도를 밝히지 않았나.

세계는 독도의 역사 따위, 아무런 관심도 없다. 그런 거 아무리 외쳐봐야, 그들이 알게 뭔가.
중요한 것은, 그 나라의 주장을 수긍 해 주었을 때, 자신들에게 얼마나 이익이 오는가 하는 것이다. (불이익이 돌아오지 않는 다는 것도 일종의 이득이다)
아무리 백날 독도는 고래로부터 우리 땅이었다고 외쳐도 소용이 없다. 국제 관계는 오로지 약육강식, 게임의 법칙이 지배하는 곳이다.

더럽더라도 지금은 최대한 몸을 굽히고 국력을 키워야할 때인 것이다.
굴욕이더라도, 말에는 아무런 비용이 들지 않는다. 전쟁은 많은 대가를 요구하며, 이기지 못하는 전쟁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자원도 없고, 인구도 적어 내수 시장도 매우 작은 우리나라가 살아남는 길은 결국 수출이라는 말은 언론에서도 지겹게 되풀이 하는 말인데, 수출을 다 어디다 할까? 미국과 일본이 수출 물량의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과도, 일본과도 각을 세우고 있는 우리나라의 외교 정책, 반미 반일 감정을 부추기는 일부 세력이야 말로 주의해야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에게는 독도 수호의 구호가, 대규모 군사훈련이 공허하고 슬프게 다가온다. 자아도취라는 슬픔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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